변산반도 해안선이 반기는 서해랑길

입력 2022-03-31 17:40   수정 2022-04-01 10:25

지난달 26일 찾은 전북 부안의 서해랑길 47코스. ‘서해랑길’이라고 적힌 파란 표식을 보며 발을 내디뎠다. 한눈에 들어오는 변산반도의 시원한 해안선이 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파란 하늘과 바다를 한눈에 담으며 맞는 따스한 봄바람은 일상의 녹을 씻어주는 듯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종아리 뒤편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그래, 잘하고 있어’라고 대신 말해 줬다.


서해안을 잇는 서해랑길이 지난 3월 개통돼 ‘걷기 여행족’을 본격 맞이하고 있다. 직진 남북 거리는 동해안보다 짧지만, 해안선이 구불구불해 걸을 수 있는 구간이 길다. 그만큼 코스 내에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다. 관광객에게 첫 인사를 건네고 있는 서해랑길의 인기 코스(전남 목포·신안, 전북 부안, 충남 태안) 일부를 사흘에 걸쳐 직접 걸어 봤다.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인천 강화 평화전망대를 잇는 길이다. 109개 코스, 1800㎞에 달하는 길이로, ‘코리아 둘레길’을 구성하는 길(해파랑길, 서해랑길, 남파랑길) 중 최장 거리다. 첫 코스로 택한 목포 서해랑길 18코스는 남도 항구도시의 매력이 가득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부터 갓바위, 삼학도, 유달산 등을 거쳐 용해동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18㎞의 길이다. 도시 자락과 함께하기 때문에 길을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산물을 파는 어민의 활발한 모습과 항구를 떠나는 배의 그림자가 겹친다. 일제 건축 양식으로 지은 가옥이 남아 있는 근대 역사거리를 지나며 아픈 역사의 흔적도 느낄 수 있다.

인근 유명 관광지와 묶어 걷기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목포의 해상 케이블카, 시화마을, 유달산 등을 거쳐 신안으로 넘어가면 요즘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인 ‘퍼플섬’도 걸어볼 수 있다.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마을 전체를 꾸며 이색적인 ‘보라색 길’이 반긴다.

부안의 변산반도 주변은 서해랑길 여러 코스 중에서도 풍광이 특히 뛰어났다. 격포항~수성당~송포항~변산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47코스는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서해 바다가 맞아준다. 이 길 내에 있는 채석강은 바다와 해안 절벽, 해식 동굴 등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해식 동굴 속을 직접 들어가 보는 것도 가능하다.

태안반도의 서해랑길 69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만리포니아’로 불리며 서핑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만리포와 천리포를 지나 태배전망대, 의항출장소까지 13㎞를 잇는 둘레길이다. 소정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천리포 수목원은 바다를 둘러싼 소나무 길을 걸으며 봄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낙조는 태안 일대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목포·부안·태안=정소람/김채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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